Eyeground
2021



어릴적 아파트 단지안에 위치한 안경원은 치과만큼이나 들어가기가 싫었다. 하얀 가운을 입을 아저씨와 묘하게 차가운 재료들, 밝디 밝은 조명까지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문을 밀고 들어가면 벽을따라 배치된 낮은 유리장에 안경들이 놓여있어 입구쪽은 텅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안경사는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매대 너머로 우두커니 서서 출입문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곤했다.

어떻게든 이 부담감을 줄여보자고 얘기를 나누었다. 넉넉치않은 예산안에서 최소한의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깊은 안쪽공간에 위치한 매대까지의 거리감을 고치고 싶었다. 길이방향으로 매대를 돌려놓으면 손님을 더 자연스럽게 맞이할 수 있고 손님이 없을때에도 창과 가까워 쾌적한 공간이 될 수 있다. 

가게의 위치상 어린 친구들이 많이 방문하게 될 텐데, 아이들이 스스로 안경을 구경하고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운데 매대를 만들고 돌아가는 동선 사이에 단차를 둬서 다양한 높이에서 매대를 이용 할 수 있다. 바닥이 가장 높은곳에서는 어린이들의 안경이 놓이게 되고, 중간 높이에서는 청소년들의 안경이, 가장 낮은곳에서는 어른들의 안경을 놓았다.

한 계절이 지나고 방문했을때 동네 아이들이 자기집 마냥 미친듯이 매대 주위를 뛰어 다니는걸 봤다. ‘이게 되네?’ 라는 작은 성취감이 들었다. 바닥에는 넘어지지 말라고 클라이언트가 경고스티커를 붙여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