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원룸
2021
원룸형 오피스텔의 경우 용도가 뚜렷하지 않기에 무심코 뚫어놓은 창과 특색 없는 커다란 공간을 무책임하게 만들어 놓는다. 오피스로 사용될 경우에야 채광도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책상을 배치하고 마음대로 벽을 쳐서 사용하겠지만 주거용으로 사용할 때는 채광과 환기등을 생각하면서 마음에 들게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할머니가 혼자 머무르실 원룸은 무엇보다 따스한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하나뿐인 창에서 들어오는 빛을 깊숙한 내부까지 막지않아야 하고 동시에 단순한 원룸공간의 효율을 높여야 했다.
길고 좁은 원룸의 공간을 버리지 않고 사용하기 위해 벽 한쪽 면에 붙박이장을 딱 붙이고 나머지 공간에 가구를 톡톡 놓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 원룸보다 더 작아지고 제대로 분리되지 못한 원룸을 가지게 된다. 대신 벽에 붙는 붙박이장을 벽에서 조금 떨어뜨려서 양쪽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들면 공간을 분할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창에서 들어온 빛들이 은은하게 안쪽공간을 비추기도 한다. 수납장의 한쪽은 옷장으로 만들어 드레스룸에서 사용하고 다른 한쪽은 거실장으로 만들어 거실영역에서 사용한다.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 공간이지만 가족이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거실공간과 침실공간의 분리가 필요했다. 창을 막아버리는 가벽 대신에 천장에서 일정하게 이격된 낮고 불투명한 슬라이딩 문을 만들어 사생활을 보호하고 거실을 은은한 빛으로 채웠다.